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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14 09:14 조회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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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서동일 기자

청원경찰 안내를 무시한 채 대검찰청 내부에 침입해 공용물건을 망가뜨린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건조물침입·공용물건손상 및 특수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7)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100시간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지난 2월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차를 타고 도착한 A씨는 청원경찰 안내를 듣지 않고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대검 별관 법화학실 마약지문감정센터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출입문은 청소차 잠시 열린 상태였고, A씨는 청소 직원의 제지를 뿌리치고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내부 컴퓨터 모니터와 의자 등을 던져 망가뜨린 혐의도 받는다.

또 A씨는 같은 해 1월 30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도로에서 서행하던 B씨에게 화가 나, 경적을 울리며 추월한 뒤 하차해 다가가고 이를 피해 도망가는 B씨 차량을 자신의 차량으로 막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4차례에 걸쳐 경기도 용인시 소재 복수의 카페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욕설 및 난동을 부린 혐의도 있다.

법원 증거에 따르면 A씨는 20대 초 원하는 대학 진학에 실패 후 2007년 4월부터 피해망상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달 대학병원에 입원한 A씨는 양극성 정동장애, 현존 정신병력 증상이 있는 조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정신과 치료약을 중단하면서 환청, 피해망상, 충동성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하나파워볼

재판부는 "국가 중요시설에 침입하고 그 시설 내에서 사용하는 공용물건을 손상하는 등으로 공무를 방해했고 자동차를 이용해 협박하는 등 이 사건 각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일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각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정신병으로 오랜 기간 치료를 받은 바 있고 그와 같은 사정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향후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점, 부모가 꾸준히 약을 복용하게 하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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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집 공사량 60%계선 돌파…군인들 일솜씨 '칭찬'
"80일 전투기간 완공, 2만5000세대 추가 계획" 지시
"낙후상 외면 안 돼…삼지연 다음 가는 산간도시로"
국가기관 패배주의 질책…"군이 매해 5000세대 건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복구 현장을 방문하여 지금까지 복구 작업 성과에 만족을 표시하고, 내년 1월 당 대회까지 남은 '80일 전투' 기간 동안 살림집(주택) 2만5000세대를 새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복구 현장을 점검하고 현대적인 살림집을 더 많이 건설해 '본보기 산간도시'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내년 1월 당 대회에서 제시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검덕 일대 살림집(주택) 2만5000여세대 추가 건설 계획을 포함시킬 것을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정은 동지께서 함경남도 검덕지구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하셨다"고 밝혔다.

검덕지구는 북한 최대의 광물 생산기지로,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9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검덕지구 피해 복구에 인민군을 투입할 것을 명령했으며 복구 지원반 격인 수도당원사단을 조직해 보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복구 현장을 방문하여 지금까지 복구 작업 성과에 만족을 표시하고, 내년 1월 당 대회까지 남은 '80일 전투' 기간 동안 살림집(주택) 2만5000세대를 새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4. photo@newsis.com
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의 숭고한 뜻으로 떨쳐나선 군인건설자들은 철야 전투를 벌려 검덕지구에 새로 건설하는 살림집 2300여세대에 대해 총공사량의 60%계선을 돌파하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자장을 돌아보면서 "건설물들의 질이 높다", "시공을 하나하나 깐지게 하고 정성을 들였다"며 군인들의 일솜씨를 칭찬했다.또 "앞으로도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사태 위험성이 있는 도로와 철길구간들에 대한 옹벽공사를 콘크리트로 견고하게 하고, 강하천 정리도 질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 군인들이 있어 당 창건 75돌을 성대히 경축할 수 있었다"며 피해 복구 현장에 있는 군인들에게 거듭 감사를 전했다. 이어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위문편지도 보내주면서 양양된 분위기를 계속 고조시켜나가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복구 현장을 방문하여 지금까지 복구 작업 성과에 만족을 표시하고, 내년 1월 당 대회까지 남은 '80일 전투' 기간 동안 살림집(주택) 2만5000세대를 새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4. photo@newsis.com


그러나 김 위원장은 산비탈에 있는 비좁게 지어진 살림집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이렇게 뒤떨어진 생활환경 속에서 살게 한데 대해 심각히 자책해야 한다"며 "이런 지방인민들의 살림 형편을 보고서도 외면한다면 당의 인민적 시책이 빈말 공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흥과 검덕, 용양의 낙후를 싹 털어버리고 현대적인 살림집들을 건설해 우리나라 굴지의 대규모 광물 생산기지인 검덕지구를 삼지연시 다음 가는 국가적인 본보기 산간도시, 광산도시로 훌륭히 전변"시킬 구상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피해 복구 건설은 1단계로 정하고 80일 전투 기간 총력을 다해 질적으로 완공"하고 "2단계로 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할 5개년 계획 기간에 검덕광업연합기업소, 대흥청년영웅광산, 용양광산에 2만5000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결심을 피력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복구 현장을 방문하여 지금까지 복구 작업 성과에 만족을 표시하고, 내년 1월 당 대회까지 남은 '80일 전투' 기간 동안 살림집(주택) 2만5000세대를 새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4. photo@newsis.com
그는 80일 전투 기간 검덕지구 건설 총계획안을 작성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시면서 "설계에 앞서 반드시 현지답사를 하고 자연재해에도 걱정 없고 생활상 불편이 없도록 부지를 바로 정하며 인민들의 요구를 철저히 반영해 살림집의 외부와 내부 형성안을 잘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적으로 중시할 정책 대상을 정하면 타산부터 앞세우면서 패배주의에 빠져 우는 소리만 늘어놓고 분주탕이나 피우는 국가계획기관들에 손을 내밀지 않고 인민군대가 시멘트, 강재, 연유를 비롯한 건설자재도 전적으로 맡아 명년부터 매해 5000세대씩 연차 별로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박정천 총참모장과 리일환 당 부위원장, 김용수 당 부장,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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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낙태권 등에 "답할 수 없다"…민주 "판에 박힌 답변" 비난
트럼프 요청받았나 질문에 "아니다"…보수성향 지적엔 "나는 배럿" 독자성 부각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 [EPA=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 이틀째인 13일(현지시간) 공화당은 적극적인 엄호를 한 반면 민주당은 '송곳 검증'에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배럿 지명자는 논쟁적 현안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 답변 대신 원론적 입장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했다. 민주당에선 "판에 박힌 답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이념 성향과 사법 철학에 관해서는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고, 개인적 신념과 사법적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며 공세를 피해갔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케어'를 "재앙"이라고 부르며 배럿에게 만약 임명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이 심리 중인 오바마케어 소송을 기피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배럿 지명자는 "기피 자체는 법적인 문제"라며 "추상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라고 확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선거 소송이 제기될 경우 기피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규정을 따를 것이라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자신이 뽑은 대법관들은 오바마케어를 폐지할 것이라고 한 것과 관련,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견해를 묻자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배럿은 2017년 대법원 판결에서 오바마케어를 지지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판한 자신의 과거 글을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이 거론하자 "나는 오바마케어를 파괴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공화당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특정 사안에 관해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를 물은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배럿은 "아무도 나와 (특정) 사안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슬리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바마케어 폐지를 약속했느냐"고 묻자 배럿 지명자는 "절대 아니다. 한 번도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배럿 지명자는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를 약속하는 것은 사법 독립에 대한 "엄청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여성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 등 낙태 관련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지만 배럿 지명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없다. 사전에 약속할 수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파인스타인 의원이 "좋은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럽다"고 지적했지만, 배럿은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UPI=연합뉴스]


그는 클로버샤 의원에게 답하는 과정에선 흑인과 백인이 따로 배우게 한 분리교육을 위헌으로 규정한 대법원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을 "대단한(super) 선례"라고 하면서도 '로 대 웨이드' 판결에는 "대단한 선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배럿 지명자가 대표적 보수주의자인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법률연구원(로클럭)을 지낸 것을 거론하며 2015년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내렸을 때 스캘리아는 반대했다면서 그의 의견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배럿은 동의 여부 대신 "성적 선호에 근거해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 투표 활동을 감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유권자 위협은 불법이냐는 클로버샤 의원 질문엔 "가정적 상황"이라며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답을 피했다.

민주당 패트릭 리히 상원의원은 "판에 박힌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법사위 간사 [UPI=연합뉴스]


배럿 지명자는 총기 소지 문제와 관련, 총을 집에 갖고 있다면서도 그레이엄이 "총을 갖고 있어도 사안을 공정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스캘리아 전 대법관과 같은 사법 철학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는 "내가 인준되면 스캘리아 대법관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배럿 대법관을 갖게 될 것"이라며 독자적인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 성향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자 "나는 개인적인 도덕적, 종교적 견해와 법관으로서 법을 적용하는 임무를 구별해서 본다"고 말했다.

전날 시작한 청문회는 14일 질의응답에 이어 15일 증인들의 증언 청취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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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니얼 가이드] 순댓국, 감자탕에 환호하는 아이들... 요즘 입맛은 이렇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식혜, 흑임자, 순댓국... 이 맛있는 걸 그동안 왜 어르신들만 먹었을까요? 젊은이들이 예스러운 우리 고유의 음식에 푹 빠졌습니다. 이른바 '할매 입맛'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가 늘어나면서,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입니다. '할매니얼 가이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맛깔나는 우리 음식, 숨겨진 맛집, 나만 아는 노포 등을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편집자말>

[장순심 기자]

벌써 3년이 지난, 학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수업도 급식도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당시 4교시 수업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점심시간에 대한 기대 때문에 4교시까지 내내 졸던 아이도 수업 종료시간 10분을 남기고는 귀신같이 잠에서 깼다. 신경을 써서 수업을 시간 내에 마무리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게 안 되는 경우에도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종료 5분 전까지였다.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수업의 흐름이 이어지면 아이들은 나의 질문에 영혼 없이 '예'나 '아니오'라고 빠르게 대답했다. 그게 아니면 수업에 잘 참여했던 학생이 대표로 지기를 발휘해 점검하는 내용을 척척 대답했다. 어떻게 하든 빨리 마무리하려고 했던 아이들 나름의 노력이었다. 수업시간 배운 내용에 대한 확인이 끝나고 수업을 마무리하며 교실을 한 바퀴 돌아 앞으로 오면 정면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급식 시간표였다.동행복권파워볼

매월 말이면 급식실에서 급식 시간표가 뿌려졌다. 가정통신문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학급 담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급식 시간표를 학급에 게시하는 것이었다. 급식표가 붙으면 한 학생이 형광펜을 준비해 좋아하는 식단에 특별한 표시를 해 놓았다. 누구도 빼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날의 메뉴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서.

학급에 따라 또는 아이들의 특성에 따라 급식 시간표는 다양한 형태로 채색이 되었다. 공통적인 것은 모두가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붙어 있었고, 특별히 주목하는 메뉴는 멀리서도 눈에 띄게 채색이 되었고, 선택을 받은 메뉴는 학급마다 대개 비슷했다. 오늘의 기대되는 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급식표를 보지 않고도 메뉴를 줄줄 외었다.

아이들의 메뉴 선택에 의아했던 것이 순댓국, 우거지탕, 감자탕 등의 메뉴였다. 별 다섯 개를 표시할 만큼 아이들은 그것들을 좋아했다. 적어도 내가 물었던 아이들 중에 그 음식을 싫어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른인 나도 싫어하는 메뉴를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 거듭 물었지만 아이들의 원픽은 단연 순댓국과 순대볶음이었다.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맛있잖아요", "급식에서 제일 기다리는 메뉴예요"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하나 더" 순대에 대한 아이들의 집착


▲ 순대국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의외의 음식이다.
ⓒ pixabay

교사들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배식 지도를 했다. 배식 지도를 할 때가 마침 순댓국이 나오는 날이면, 평소 먹는 것에 욕심이 없던 아이들도 순대를 더 가져가겠다고 기다리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순대를 나눠주는 적당한 개수가 있었지만 아이들은 식판이 넘칠 때까지 "하나 더"를 외쳤다. "내 것 쟤한테 주세요"라고 말하며 쿨하게 지나치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외치는 '하나 더'에 식판을 키워서라도 더 담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아이들이 순댓국과 감자탕에 열광하는 것과는 반대로 나는 그것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메뉴가 나오는 날은 김치나 반찬 몇 가지만으로 점심 급식을 해결했다. 어른이 돼서 아이들처럼 음식을 가리는 것이 민망하여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어른은 나만이 아니었다. 나는 그래도 표 내지 않으려고 국물을 한 국자 뜨기는 했는데, 아예 국을 담지도 않는 이도 있었다. 나와 같은 취향은 반가웠지만 음식을 가리는 어른이라는 민망함을 나누며 아이 입맛을 가진 어른 둘이 시원찮은 식사를 마무리하곤 했다.

이런 우리와는 달리 아이들은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했다. 빈 식판을 제자리로 가져가며 영양교사를 향해 감사 인사를 했고, 우리 학교의 급식 맛이 '짱!'이라며 엄지 척을 내세우기도 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순댓국 급식 횟수를 늘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어졌다. 나에게는 너무 진하게 나는 돼지 냄새가 아이들에게는 구수한 냄새로 바뀐다는 것이 신기했고, 아이들의 바람대로 순댓국과 감자탕 메뉴가 늘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다.

지금은 할머니 입맛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소개되지만, 당시에는 어릴 때부터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잘 키웠구나, 생각을 했다.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거나 음식을 먹는 환경을 많이 접하면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이, 나이 들어서도 가리는 것이 많은 어른의 생각이었다.

"미각은 타고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교육을 통해서 익혀지고, 혀를 통해 직접 느낀 맛은 냄새와 함께 뇌에 남겨지는데, 바로 기억이다. 맛도 아는 만큼 느낀다."

과학칼럼을 쓰는 박태진의 말에 나는 공감했다. 또 아이의 입맛은 부모의 입맛을 따라가는 유전적 요인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집의 경우는 다행스럽게도 내가 싫어하는 그 음식들을 남편은 좋아한다. 남편의 입맛을 물려받은 덕인지, 우리 아이들은 순댓국이나 감자탕 등의 음식을 거리낌 없이 먹기 시작했고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기도 했다. 때문에 순댓국과 감자탕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자주 찾는다.

자취 안 하는 딸이 순댓국 '혼밥'을 좋아하는 이유

딸의 순댓국과 감자탕 사랑은 각별하다. 학교 기숙사에서 4년을 생활하면서 혼자 먹는 것에 익숙하기도 했고 메뉴 선택에서도 어떤 음식보다 토속적인 음식을 즐겼다. 심지어 일주일에 한두 번 먹지 않으면 음식이 머리에서 어른거리는지 지금은 집에 함께 사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조용히 나가서 먹고 오는 일도 종종 있다.

순댓국이나 감자탕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맛있어서가 가장 중요한 이유이겠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딸은 다른 이유도 말했다. 우선, 국에 고기가 많고 삼겹살 같은 고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1인분 포장도 잘 돼서 혼자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고. 그런 이유로 기숙사에서 지내며 고기가 먹고 싶을 때마다 자주 사서 먹었다고 했다. 사연을 알고 나서는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딸이 혼자 조용히 먹고 오는 것을 우리 부부는 재미있게 바라보는 편이다. 엄마로서는 직접 끓여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가끔씩 사서 먹이는 것으로 해결한다. 우리 지역의 이름을 딴 유명한 감자탕 전문점은 우리 가족의 단골집이다. 군대 갔던 아들이 동기들과 휴가를 나와 집에서 함께 자고 갔을 때에도 나는 아침 일찍 그 감자탕을 사 와서 먹였고, 아들과 동기들은 그것을 먹고 부대로 복귀했다.

나이가 들며 그동안 먹지 않았던 음식도 어쩔 수 없이 자주 접하게 되고 또 먹게 된 음식들이 있다. 감자탕이 그렇고 순댓국도 그런 경우다. 감자탕은 아직까지는 주로 감자만 먹거나 뼈 사이의 살코기만을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정도다.


▲ 순대볶음 채소를 듬뿍 넣은 매콤순대볶음
ⓒ 장순심


순댓국의 진한 국물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되지만 순대와 채소를 듬뿍 넣은 순대볶음은 잘 먹는다. 순대도 찹쌀을 넣은 명품 순대보다는 당면으로 속을 채운 보통의 순대가 더 끌린다. 시장에서 장을 보다 분식집에서 가볍게 한 접시 먹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배달앱으로 주문하는 매콤 순대볶음은 매콤한 맛이 특유의 냄새를 가려줘서 이제는 망설임 없이 주문하는 메뉴다.

매콤 순대볶음의 후식으로 함께하면 좋은 것이 요즘 새로 발견한 단호박 크로켓이다. 찹쌀 반죽에 단호박으로 속을 꽉 채워 막 튀겨낸 단호박 크로켓의 씹히는 맛은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도 담백하게 느껴진다. 단호박의 단맛과 찹쌀 도우의 쫄깃함과 빵가루의 바삭함의 조화가 일품이다. 동네에 가게가 새로 생기고 나서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사는 것을 보고 '어떤 맛이길래...' 하는 궁금증으로 맛이라도 보자고 줄을 섰던 것이 시작이었다. 매콤 순대볶음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부드러운 달달함으로 한방에 중화시켜주는 단짝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뼈해장국 전문점은 사람이 많다. 이미 홀은 자리가 거의 찼고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포장을 해서 가져가는 손님들도 꽤 많다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기다리는 동안에도 포장 손님이 계속 이어진다. 이것 하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된다. 나는 오늘도 다른 이의 투박한 손맛을 빌려 가족의 저녁 밥상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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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80살인 마리안 블롬버그가 2013년 9월26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발표를 보면 2020년 6월 기준 열 집 가운데 네 집(38.5%)이 혼자 사는 가구다. 1인 가구 중 65살 이상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이른다. 고령화로 노인 가구는 점차 늘어 2047년에는 그 비율이 5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혼자 사는 노인은 행복할까? 수치만 보자면 한국에서 나이 먹고 혼자 사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65살 이상 노인 10만 명당 58.6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세 배가 넘는다. 노인층이 꼽는 어려움으로 가난(27.7%)이 가장 크고 건강(27.6%), 배우자·가족·지인과 갈등(18.6%), 외로움(12.4%)이 뒤를 잇는다.

스웨덴은 이미 2014년 전체 인구 중 65살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기대수명이 남자 81살, 여자 84살이다. 한국의 65살 이상 인구 비중이 15%(2019년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스웨덴은 훨씬 더 늙은 사회다. 스웨덴 역시 1인 가구 비중이 높다. 모든 연령대에 1인 가구가 고르게 분포해 전체 가구 중 40%에 이른다.

스웨덴에 있으면서 인상적인 점이 바로 노인의 삶이었다. 스톡홀름 시내를 걷다보면 빨간 바지의 할아버지와 화사한 옷차림의 백발 할머니가 팔짱을 끼고 데이트하는 모습도, 철없어 보이는 할아버지 둘이 한껏 멋내고 걷는 모습도, 가슴이 드러난 블라우스에 재킷을 어깨에 걸치고 야외 카페에 앉아 햇볕을 쬐는 할머니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에도 우아한 옷차림에 맛집을 다니는 할머니와 번쩍거리는 넥타이를 매고 취미 생활을 하는 노신사가 많지만, 다른 한편에는 당신 체구의 몇 배는 될 듯한 폐지를 싣고 힘겹게 리어카를 끄는 노인도 많다. 지방에 가면 혼자 사는 노인으로 구성된 1인 가구가 더 많다.

남들처럼 일상을 누리는 스웨덴 노인

스웨덴 노인은 대부분 도시에 산다. 한국에 청년주택이 있다면 스웨덴에는 노인주택이 있다. 요즘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빈집을 사서 인테리어를 새로 하거나 재건축해 청년 주거 용도로 제공하는 일이 늘고 있다. 스웨덴은 노인이 그 대상이다. 새로 짓거나, 빈집을 사서 리모델링을 한다. 휠체어가 다니기 편하게 계단을 없애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화장실 벽에 손잡이를 다는 등 노약자 편의시설을 추가해 노인주택으로 바꾼다. 55살 이상이면 원할 경우 노인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물론 자기 집이 편하면 집에서 도움을 받으면 된다.

장애가 있거나 중병을 앓는 경우 집에 머무르기를 원하면 간병인이 출퇴근해 돌본다. 65살 이상이라면 장을 보거나 집안일에 도움이 필요할 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정신은 또렷하지만 기력이 약하거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집안일을 하기 힘들 때, 낮 동안 도우미가 집에 와서 살림을 돕고 산책을 시켜준다면 그때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한 달 자택 방문 서비스 비용으로 개인이 내는 금액은 최대 22만원(1772크로나) 수준이다. 나머지는 국가 부담이다. 전체 노인 요양 비용 96%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노인 요양 지출은 공공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스웨덴 노인정책 목표는 단순하다. 나이 들거나, 기력이 떨어져 장애가 와도 남들처럼 일상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치매 등 여러 질환을 앓는 노인이 비용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자식이 부모를 직접 모시거나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할 의무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자식이 없어도 시스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누구에게 기대거나 부담될 일이 없다. 스웨덴 복지는 기본적으로 가족이 아닌 개인을 단위로 디자인했다. 자식이 있든 없든, 재산이 많든 적든 누구나 지급 가능한 비용으로 요양원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선진국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평범한 스웨덴 노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블로그(123minsida.se/Bojan)가 있다. 블로거 이름은 다그니 카를손, 1912년 5월8일생으로 올해 나이 108살로 세계 최고령 블로거다. 99살에 한국 복지관 같은 커뮤니티센터에서 컴퓨터를 배운 뒤 블로깅을 시작했다. 1천만 인구의 스웨덴에서 방문자가 400만 명이 넘고, 블로거로 유명해져 TV에도 출연할 정도니 스타 블로거인 셈이다.

인생은 60살부터라고 들었는데, 카를손에 따르면 인생은 100살부터란다. 매일 밤 일기처럼 기록한 다그니 블로그는 평범한 삶의 기록이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오늘도 장례식에 다녀왔다”로 시작하는 글이 눈에 띈다. 제1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어린 시절 이야기, 좋아하는 디저트와 요리법, 101살 나이에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산 이야기와 쇼핑 팁, 절세법과 연금에 대한 조언이 깨알 같다.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 사진, 맛집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빠질 수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혹시나 싶어 틈틈이 블로그를 확인하는데, 최근 올라온 다그니의 글에서 따뜻한 위로를 얻었다.



제목: 죄와 용서

2020년 9월8일

요즘 내 상태를 보자면 게으름에 지쳤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지친다니 좀 역설 같기도 하다. 쉼이란 중요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 쉬면서 좋은 책을 읽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금세 눈이 침침해진다. 성경에 “주님이 그의 양들을 보살핀다”고 돼 있는데 내 경우엔 구청과 요양보호사들이 내 삶을 보살펴준다고 해야겠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뉴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백신이 나오면 좀 잠잠해지려나. 한때는 감염병이 돌면 그것이 우리의 죄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그때도 바이러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간은 모두 죄인이니 어딘가에 용서도 있겠지.



선진국을 분별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사회 약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청년도 힘들지만, 대한민국에서 노인으로 살기도 쉽지 않다. 대한민국 노인은 취업률도 1위, 빈곤율도 1위, 자살률도 1위다. 나이 들어도 일해야 먹고살 수 있고,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질병과 외로움에 목숨을 끊는 이도 많다. 건강한 노인은 갈 곳이 없다. 어쩌면 서울 광화문광장이 그들에게 유일하게 생동감을 주는 장소였는지도 모르겠다.
파워볼엔트리
하수정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저자 stokhol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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